실제 사건·증언 바탕한 '크로싱' 5월 개봉 추진 北위협 우려… 주연 차인표도 '함구 조건' 계약 어수웅 기자 jan10@chosun.com 입력 : 2008.03.17 00:25 / 수정 : 2008.03.17 10:24 조선일보의 탈북 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가 국제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탈북 과정과 배경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한국 영화 ‘크로싱’(Crossing·감독 김태균)이 4년간의 극비 제작을 마치고 5월 개봉을 추진 중이다. 헤어진 북한 연인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국경의 남쪽(2006)’이 탈북을 소재로 삼은 적은 있지만 벌목장의 삶과 구걸로 연명하는 청소년 ‘꽃제비’ 등 처참한 현실에 초점을 맞춘 본격 탈북 영화는 ‘크로싱’이 처음이다. ‘크로싱’은 함경북도 탄광촌에서 가족의 약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 북한을 떠나야 했던 아버지(차인표·사진)와 그를 찾아나선 열한 살 아들의 엇갈림(Crossing)을 그려낸 휴먼 가족 드라마. 2002년 탈북자 25명이 중국 경비원을 밀치고 베이징 주재 스페인대사관에 진입했던 사건을 포함해 탈북자 수십 명의 실제 증언을 바탕으로 만든 실화 소재 작품이다. ‘크로싱’은 기획 단계부터 극비리에 제작됐다. 중국·몽골 등 8000㎞에 달하는 실제 탈북 경로를 현지 로케이션으로 담아낸 데다 인터뷰 대상자와 제작진의 안전문제 등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탈북자 역할을 맡은 차인표씨 역시 제작 과정을 전혀 공개하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이 프로젝트에 캐스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는 또 탈북자 출신 영화인 김철용(34)씨가 조감독으로 참여해 힘을 보탰다. 북한 예술선전대 출신으로 2001년 탈북한 김씨는 ‘국경의 남쪽’에서도 연출부로 참여한 바 있다. 제작은 난항을 거듭했다. “의미는 있지만 흥행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투자사의 외면을 받았던 것. 하지만 대우 김우중 전 회장의 막내아들 선용(33)씨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신생 투자배급사 빅하우스㈜벤티지홀딩스(대표 정의석)가 전체 제작비 40억 원의 절반 가까운 액수를 투자키로 전격 결정하면서 탄력을 받았다. 연출자인 김태균(48) 감독은 ‘화산고’(2001) ‘늑대의 유혹’(2004) ‘백만장자의 첫사랑’(2006) 등으로 사랑받은 흥행 감독. 제작진은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4년간의 비밀 제작 과정과 영화 일부를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