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구유에 누우신 예수님을 제일 먼저 본 목자의 회상
지금 내 나이 오십, 30여년 전, 그러니까 스물이 채 되기 전이었다.
그날도 여느 날 처럼 친구들과 함께 베들레헴 가까운 언덕에서 양떼를 지키고 있었지
무거운 눈꺼풀을 애써 밀어올리며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늑대의 습격을 경계하고 있을 때 쯤
하마터면 까무러칠뻔 했던 일이 우리 목자들에게 벌어졌었다.
말로만 듣던 천사들이 실제로 우리에게 나타났었지.
우리를 둘러 비추던 그 빛은 어찌나 밝던지 낮의 해를 무색케 할 정도였으니까
우리는 두려워 오금이 저리고 쉴새없이 이빨을 부딪치고 있을 때
세상에서 들어보지 못한 아름다운 음성이 들렸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소망없던 우리 인생들에게 가장 기쁜 소식이였어...
"무서워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날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누인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그리곤 억~수로 많은 천군이 나타나더니 우리에게 소식을 알려줬던 천사들과 함께 이렇게 찬송을 하는 것이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그 찬송은 얼마나 신비롭고 우렁차던지 지금도 말로 표현이 안되는구나
찬송을 마치자 천사들은 하늘로 올라가고 우리는 그제야 정신이 든 것 같았지
이심전심 우리는 눈으로, 맘으로, 입으로, 이렇게 말했었지.
가자 베들레헴으로...
한 걸음에 달려갔어, 어떻게 갔는지도 몰라
양떼들은 안중에도 없었고
구유에 누워계실 그리스도를 뵙는거 말고는 아무 생각도 없었으니까
드디어 구유에 계신 아기를 발견했었지
그 감격은 지금도 잊혀지질 않아
하지만 감격에 취해서 그 때 생각지 못했던 게 한 가지가 있었지
그리스도, 그 존귀한 분께서 왜 그토록 비천한 곳으로 임하셨는지를...
주 예수님 감사합니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